계기는 정기구독하고 있는 시사IN의 기사, "다큐의 바람이 분다...당신을 위한 네 편의 영화" 였다. 9월 동안 열리는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화제들과 관련하여 추천할만 한 영화들 네 작품을 소개하였는데, 그중 특히 시선을 끈 것이 바로 이 "위로공단" 이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다른 것도 아니고 미술상을 받았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무엇보다 주 배경이 내가 지난 3년간 일하고 살아왔던 구로공단과 (지금은 가산디지털단지로 바뀐) 가리봉동이라는 점에서, 아 이건 봐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은 (또는 그런 척을 하는) 사람이지만, 정작 국내에서 가장 큰 공단이었던 구로/가산이 어떤 곳이었는지 제대로 마주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냥 중국인, 외국인노동자가 많고 중소IT기업의 무덤이라는 것 정도로만 인지하고 있을 뿐.


※이후 사진은 별도의 언급없이는 다음영화에서 제공되는 "위로공단" 스틸컷임[다음영화 링크]


지난 주에 "오피스" 라는 다소 괴상한 영화를 본 바람에, 제대로 된 영화를 보고싶다는 욕심이 들었던 터에 급하게 상영관을 찾아보았지만, 이런 독립영화는 늘 그렇듯이 시간대도 상영관도 잘 없어서 급하게 아침부터 이천에서 버스타고 와서 이수역 아트나인에서 보게 되었다.


노동문제의 본질



이 영화의 주 골자는 어디까지나 다큐멘터리, 노동운동을 했던 또는 진행 중인 여성 노동자들의 인터뷰와 관련 자료들이다. 70년대 직공들이 얼마나 가혹한 현장에서 인간이 아닌 부품으로 대우받고 힘든 노동을 해왔는가, 노동운동은 절대 욕심이 아니라 생존권, 인권의 문제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폐허가 된 과거의 흔적들은, 당시의 사건들은 이미 끝난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사실은 모습을 달리하여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에는 그나마 다양한 매체로 재생산되어 친숙한 문제일 수도 있겠다, 파견/비정규직이라는 형태로 노동권을 짓밟는 행위들. 기륭전자 해고문제.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카트", 웹툰 "송곳"으로 익숙한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협상과 이랜드 홈에버 해고문제.


당신에게 '일'은 무엇입니까?



거기에 다산콜센터 직고용 문제와 스튜어디스 인권 문제 사례를 포함하여, 현대 노동의 문제는 육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감정노동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이라는 것의 주체인, 감정이 있는 '사람'을 빼먹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사실 위의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충격적인 것은 바로 캄보디아에 있는 직공들 이야기였다. 70-80년대 구로나 가리봉에서 행해지던 그 착취 행위가, 그 때만큼 심하지는 않다고하나 개발도상국으로 넘어가 반복되고 있었다. 특히 캄보디아 한국 의류공장에서 임금상승에 대한 시위가 있었을 때, 공수부대가 투입되어 실제 총을 발표하여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태가 있었고, 여기에 해당 한국 의류기업이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마저 있다. 


이주 노동자나 다문화 가정 등으로 이미 사회문제의 범위는 넓어지고 있지만, 한민족이라는 허구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배타적 이기주의 틀에 갖혀 이자스민 의원 때처럼 되려 혐오의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것뿐만 아니라 현대 글로벌 시대에서는 국내 회사들이 싼 인건비라는 명목으로 많이 진출해 있는 중국이나 베트남, 캄보디아 등 해외법인으로도 노동운동의 시선을 확장해야 하는 것이다. 


정적인 이미지를 통한 관객과의 대화



이런 노동에 대한 다큐멘터리의 메세지가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인터뷰와 관련 자료 중간중간에 나오는 여성노동자를 형상화한 다양한 이미지들이다. 위 스틸컷과 같이 젊은 여성이 눈과 귀를 막은 모습으로 노동자들이 처한 절박함을 전달하는, 일종의 행위예술적인 장면들도 인상적이지만, 떼지어 날아다니는 까마귀들이나 개미를 이용해 다소 차분하게 이미지화했다. 그리고 관련 사건들을 재구성하기보다는 그들이 지내온 공간을 독특한 색감으로 보여주면서 영상미를 추구함과 동시에, 사건들에서 한 발짝 떨어져 좀더 차갑게 바라보게 하면서도 관객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며 대화하려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터뷰 때 컷 구성도 확실히 일반 다큐멘터리와 다르게, 인물 표정 클로즈업이 아닌 다소 관망하는 듯한 카메라 무빙이 인상적이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외치는 현 시점에서...


최근 박근혜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고, 결국 9월 13일 저녁에 결국 노사정위원회에서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조건 완화'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경향신문 "[속보] 노사정 일반해고 취업규칙 타결...대타협 협의" ) 일반해고는 저성과자나 근무불량자를 해고하는 것이고, 취업규칙 완화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의 동의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경제가 저성장이 지속되어 청년층의 일자리가 없으니 나이 많은 사람들이 좀 양보하자라며, 특히 연일 대형노조를 때리면서 언론플레이한 결과가 결국 먹힌 것인데. 임금피크제 같은 경우는 어느정도 공감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정부가 청년 일자리를 늘이겠다며 홍보한 것이 대부분 청년인턴제와 같은 비정규직 중심이라는 점을 비추어 보았을 때, 과연 그 저의가 진정 노동자를 향한 것인지, 기업을 향한 것인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다. "위로공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해당 내용들에 대한 법규가 지정되어 있던 상황에서도 노동자의 노동권을 무시하는 일들이 계속해서 이어져 왔는데, 과연 이를 완화했을 때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충분히 마련될 것인가. 


이런 시점이기에 "위로공단"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하는 영화다. 특히 여타 노동관련 영화들처럼 지나치게 감정에 호소하는 것도 아니고(그 방법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다소 차분한 시선에서 국내 노동사에 대해서 쭉 보여주면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계속적인 질문을 던지며 그 노동의 개념을 확장시켜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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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2012년 12월에 국내개봉한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 (Les Misérables)> 입니다. 원제는 프랑스어로, '불쌍한 사람들'이란 의미이고, 1862년 프랑스의 작가 '빅토르 위고'가 프랑스 혁명기를 배경으로 쓴 장편소설이 원작입니다. 국내에는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왔죠. 


연극이나 영화, 뮤지컬 다양한 장르로 리메이크를 거쳤는데, <킹스 스피치>를 제작한 '톰 후퍼' 감독과 세계 4대 뮤지컬 프로듀서인 '카메론 매킨토시'가 협력하여 이번에 뮤지컬 영화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휴 잭맨, 앤 헤서웨이, 러셀 크로우' 등 쟁쟁한 스타들이 참여하여 화제를 모았는데, 결론적으로 북미에서만 1억 달러를 넘는 엄청난 성공을 이뤄냈습니다. 국내에서도 관객수 600만 가까운 흥행을 이뤄냈고, 공군의 패러디 <레 밀리터리블> 영상과 같이 일종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었습니다.



저도 개봉당시 참 보고 싶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못보고, 결국 이번에 블루레이가 판매되면서 예약으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예약하는 도중에 1차 물량이 다 완매되어 2차 물량까지 나왔다가 이것마저 다 판매될 정도로, 블루레이도 매우 잘팔리고 있습니다. 늘 매니악한 애니 블루레이만 사다보니 그런가. 원래 푼 수량은 모르지만 이게 정말 국내 영상매체 시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놀랍네요. 



블루레이 모습입니다. 최근 예스 24에서 원데이 할인덕분에 싸게 지른 <기동전함 나데시코>랑 같이 찍혔네요. 전 첫번째 예약 놓쳐서 초회한정 엘리트 케이스입니다. 블루레이 한장이랑 아웃케이스말고는 없어요. 책자도 없고 홍보지만 하나 끼어있죠. 자막은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불가리아어, 중국어, 체코어, 헝가리어, 아이슬란드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태국어, 아랍어를 지원하며, 영어음성의 경우 DTS-HD 7.1ch/나머지 DOLBY DIGITAL 2.0까지 지원합니다.


영상은 본편 158분(감독 코멘터리는 한글자막 없음), 특전 메이킹 영상 55분, 특전 빅토르위고 설명 11분 입니다. 감독 코멘터리는 아쉽지만, 지난 번 배트맨 트릴로지 때도 그랬고, 외화 블루레이는 애니 블루레이랑 달리 다 이런가 보군요. 


이제 감상을 적자면, 단순히 영화라는 점에서만 본다면, 아무래도 스토리의 전개가 어설프게 돌아가 아쉬운 느낌도 듭니다. 꽤 긴 러닝타임이지만, 아무래도 다들 아는 이야기라 그런지, 그리고 모든 대사가 노래로 전개되다 보니 노래의 길이에 맞춰야 하는 측면 때문인지, 사건 자체가 생략되어 빠르게 전개되는 부분이 보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갑작스러운 결혼식이라거나....뭐 본래 있던 뮤지컬을 재해석하려는 의지때문인지, 아니면 인간의 고뇌를 더 강하게 다루고 싶어서인지, 원작에서 짧게 다루던 부분이 더 길고 상세하게 묘사되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죠. 



하지만 종합매체?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대단합니다.


무엇보다도 그 스케일입니다. 어떤 때는 100명에 가까운 기존 뮤지컬 전문배우들을 엑스트라로까지 쓰면서, 저렇게 큰 세트에서 모두 동시녹음을 했다는 것에, 그저 제작진과 배우들의 열정에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누설 당하기 싫어서 블루레이 나올 때까지 관련 뉴스도 보지 않았다 보니, 영화 다보고 부록인 메이킹 영상 보다가 후시녹음이 아닌 동시녹음이라는 것을 알았는데, 그저 한 동안 멍하니 넋이 빠져 있었습니다. 나중에 부록들 다 보니, 음향기술이 발달한 지금이기에 가능한 영화였다고 하더군요. 역시 이공계가 잘하면 이런 식으로도 문화의 질도 높일 수 있습니다. 이공계 화이팅.


사실 제가 뮤지컬이나 뮤지컬 영화를 많이 본 것도 아니라 쉽게 평할 수 없겠지만, 흔히 뮤지컬 영화는 뮤지컬이라는 공연예술이 가지는 공간적, 시간적 한계를 깨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이상입니다. 뮤지컬처럼 스크린을 보는 관객과 마주하는 시점으로 내면을 강하게 전달하는 것은 유지하면서도, 핸드카메라로 찍어 흔들리는 프레임으로 배우와의 거리감을 좁히거나, 영화이기에 가능한 연주곡의 호흡조절, 그리고 음성작업을 거치다보니 뮤지컬의 틀을 깨고 좀더 감정적으로 대사를 해석하려는 것이 보입니다. 배우들도 다 뮤지컬 경험이 있다보니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도 잘 불렀고요. 워낙 다들 잘 불러서 그런지, 장발장 역의 휴 잭맨의 경우는 조금 기량이 딸리는 것처럼 느껴지긴 했습니다. 뭐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겠죠. 그 배우가 좀더 서술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싶어서 그렇게 부른 것 같기도 하고요.


위 사진은 제 나름대로 인상적이었던 씬을 꼽아본 것인데. 1번 판틴 역을 맡은 앤 헤서웨이의 감정실은 솔로부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절한 솔로였죠. 표정이 다 드러나 보이는 영화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2번 여관에서의 코메디 씬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참 황당한 발상의 개그를 재미나게 넣었네요. 노래 자체도 마음에 들었고. 3번의 경우 전체적으로 클래식한 뮤지컬인데, 저 아이 부분만 힙합 같은 느낌을 표출해서 저는 계속 감칠맛이 났습니다. 특히 저 마차에 앉아서 혼자 손으로 느낌 살리면서 부르는 건 전형적인 힙합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지는 장면이 아니던가요? 4번, 가장 감동먹었던 건 역시 속삭임에서 시작한 혁명의 노래입니다. 혁명의 전조가 느껴지죠 제목이,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듣고나서 민중가요가 무지 땡기더군요.



조금 티가나는 cg처리나 긴 플레이시간의 집중력을 흐뜨리는 중간에 템포가 풀리는 부분, 다소 반복되는 멜로디 같은 건 아쉽지만, 충격적인 바리케이트를 치는 방식의 고증이나 당시 프랑스 거리 등 재밌게 볼거리도 많았습니다. 



위 두 장면은 특전 영상입니다. 분량도 1시간 넘는, 꽤 방대한 양의 특전영상이라 만족스러웠습니다. 


취향차는 갈리겠지만, 음향적으로 굉장한 노력 끝에 만들어진, 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 레 미제라블, 마지막으로 소설에서도 이번 영상 보면서도 가장 점강갔던 캐릭터 사진을 올리면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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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1월 29일, 강풀의 원작만화([링크])에서 시작하여 5년간의 진통을 겪어 태어난 영화 <26년>이 개봉하였습니다. 본인은 2006년 당시 대학교 2학년 때 운동권 학회를 통해 원작만화를 처음 접했었고, 이후로 강풀이란 만화가의 팬이 되었었죠. 


그런데 그것을 영화화한 작품이, 크랭크인 직전에 투자금이 빠져서 엎어질 위기에 쳐했다, 그러나 어떻게든 개봉하고 싶어서 대국민 펀딩을 시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든 돕고싶은 마음에 5만원을 냈었습니다. 당시에 꽤 화제가 되었고, 1980년 5월 16일 광주에 있었던 일을 알리고픈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대국민 펀딩은 목표금액을 채우지 못하고, 후원금은 환불받게 되었죠. 그러나 이를 계기로 26년을 후원하고자 하는 다른 개인투자자분들이 합류하여, 결국 이번에 개봉하게 된 것입니다. 하여간 정말 개봉일만을 기다리던 작품이고, 드디어 오늘 친구랑 홍대입구역 롯데시네마에서 보게 되었네요.


'그분'에 대한 분노


<트로피코 4>란 게임이 있습니다. 심시티와 비슷한 경영시뮬레이션 게임인데, 독재자가 되어서 트로피코라는 외딴 섬을 경영하는 게임 시리즈의 최신작이죠. 게임 점수는 경영 도중에 자신이 해외 스위스 계좌로 빼돌린 돈의 액수에 따라 결정되는, 독재자들에 대한 풍자가 목적인 게임입니다. 최근 스팀할인도 했고 유저한글화를 통해 한글로 즐길 수 있기에 국내에도 즐기는 분들이 많죠. 로딩 중에는 독재자의 명언도 나오고요. 거기에 '그분'의 말도 나타나죠.



위의 스크린샷과 같이 말이죠. 516 광주참사를 만들고, 후 재판을 통해 억대의 추징금을 지불하도록 판결받았으나 전 재산이 29만원이란 명언을 남기며, 그걸로 고급차를 타고 골프도 치고다니면서 전직 대통령으로 아직도 살아있는 권력으로 존재하는 그분, 이 영화는 그분의 만행을 폭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각주:1]






516 당시 아비규환의 현장, 거기서 남은 자들의 고통, 또 당시 그런 명령을 집행해야만 했던 자들의 고통, 그리고 그 고통을 보며 자라온 이들의 분노와 고뇌. 그리고 그일을 자행한 당사자의 뻔뻔함.


영화라 그런지 원작영화에 비해 더 강렬하게 묘사되고, 덕분에 몰입해서 보다보면 계속 그 상황에 대한 슬픔으로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연기자들의 연기도 괜찮고. 전 요즘 가뜩이나 눈물이 많아져서 정말 보는 내내 울기만 했어요. 


516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그분이 제대로된 사과를 하고 합당한 벌을 받지 않는 이상,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그분이 아직도 살아있는 권력으로 행동하고, 그것을 보호해주는 우리나라의 공권력에 대한 분노. 그것은 상당히 노골적이어서, 영화에 대한 외압이 충분히 있을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516과 전두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일깨우는 것에는 확실히 성공한 영화입니다.


우리가 가져야할 고민은?


하지만 이 영화, 좀 아쉽습니다. 원작만화도 본지 오래되어서 원래 이런 내용이었는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분노, 슬픔, 허탈과 같은 감정적인 면에만 충실하여, 516이 정확히 어떻게 발생하였는가, 그것에 담겨진 의미는 무엇인가, 이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풍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한 516의 장면도 그렇습니다. 조금 입모양과 목소리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점도 아쉬웠지만,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으면서 그 장점을 크게 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해야하나요. 당시의 공포나 광기, 분노를 좀더 이미지적이나 색감으로 표현하는 편이 나았을 것 같긴한데, 단순히 본 영화의 공백을 채우고 잔인한 장면 묘사에 초점을 맞추어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거북할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 애니메이션이지 처음에 의아해 했지만 찾아보니 제작비 문제가 걸려서 그렇게 재현했다는군요 .이런 식으로라도 국산 애니메이션이 스크린에 조금씩 드러날 수 있는 점은 기쁘지만요. 


또 아무래도 원작에 비해 많이 압축되다보니 장면 전환이 빠르고 내용이 좀 급전개하는 면도 아쉬운 점이네요.


다시 확인한 사회적 주제에 대한 지지




앞서 부정적인 말을 했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가지는 의의는 큽니다. 위의 마지막 스탭롤에 보여지는 것과 같이 1만 5천여명 이상의 국민들이 함께 영화를 만들었고, 그를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을 확인할 수 있었죠. 특히 최근 용산참사를 다룬 <두개의 문>이나 김근태씨가 당한 고문에 대한 <남영동1982>에 대한 호응과 함께 더이상 정치적 주제가 독립영화에서만 맴돌 주제가 아니라 일반극장에서 상영될만큼 대중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어찌보면 예술인, 영화인들의 정치에 대한 자각이 표출된 것일 수도 있겠구요.




너무 감정적인 면만 자극하고 애매한 결말이 아쉽지만, 아직도 진행형인 516과 독재자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이키는 영화 <26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국민이 한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적인 측면에서도 볼 만한 영화고, 추천합니다.



26년 (2012)

7.8
감독
조근현
출연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정보
드라마 | 한국 | 135 분 | 2012-11-29
글쓴이 평점  


  1. 이명박의 명언도 나온다.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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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를 보고 왔습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7월에 개봉해서 엄청난 호평을 받았고, 특히나 깐깐하기로 유명한 건담 시리즈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의 극찬을 받으면서 매니아층에서 상당히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죠. 저도 이 감독의 전작 <썸머워즈>를 재미있게 봤기에 기대하고 있다가 바로 개봉일에 퇴근하고 보았습니다.



내가 사랑하게 된 사람은… 늑대인간이었습니다. 
평범한 여대생 '하나'는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그’에게 반하게 되고, 
곧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사람이 아닌 늑대인간이었다. 

너희가 늑대아이라는 것은 모두에게 비밀이야! 
늑대인간과의 동화 같은 사랑 후에 남은 것은 두 아이뿐… 
눈 내리는 날에 태어난 누이 ‘유키’, 비 내리는 날 태어난 동생 ’아메’. 
두 아이에게는 커다란 비밀이 있는데… 
바로 흥분(!)하면 귀가 쫑긋! 꼬리가 쏘옥~ 나오는 늑대아이라는 것! 

남들과 조금 다른 육아, 남들과 살짝 다른 고민! 

신비로운 운명을 살아가는 남매와 
특별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위 영상은 국내 예고편입니다. 스토리도 위에 다음영화에 공개된 범위까지만 적어두었습니다. 원제는 줄거리에 나오는 대로 두 아이인 유키와 아메이름을 붙여 '늑대아이 아메와 유키'였는데, 일본어는 제목에서 빠지는 편이 좋다보니 그냥 늑대아이로 줄인 것 같네요. 덕분에 곧 개봉할 송중기 주연의 '늑대소년' 이라는 국내 영화와 헷갈릴 수 있겠습니다. 런닝타임은 약 110분, 즉 애니메이션 치고는 꽤 긴 시간입니다. 그러니 되도록 아이들이 많은 시간대는 피하세요. 저 볼 때도 화장실 다녀오는 아이들 엄청 많아서 신경쓰였습니다. 자제분과 함께 보시려면 미리 화장실 다녀오시구요.


줄거리를 보면 아시겠지만, 다소 오래되서 잘 쓰이지 않는 늑대인간이란 소재와 또 대중적이면서도 그만큼 많이 쓰인 모성애란 소재의 결합이라는 이질적인 조합을 하고 있습니다. 즉 주제나 소재가 지겨울 수도 있고 혹은 애매할 수도 있는데, 그걸 잘 버무려서 시청자들을 계속 울리고 웃기고 감정을 갖고 놉니다. 저도 5번은 넘게 울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엔딩 스크롤에 주제곡이 나올 때에는...계속 눈물만 나서 엔딩 스크롤 끝나고도 한참 앉아 있었습니다. 다들 저처럼 운 건 아니고, 느끼는 건 개인차가 있을 겁니다. 전 특히나 이런 가족애에 대한 것에 약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오래 타지생활하며 부모랑 떨어져 지내온 사람이라서 더 크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림 1] <늑대아이>


[그림2] <초속 5cm>


[그림 3] <소중한 날의 꿈>


특히 인상적인 것은, 최근 장편 애니메이션의 양상이 그림 2, 3처럼 과장된 색감이나 화려한 배경을 중심으로 영상미를 중시하는 것에 반해, 본 작품은 그림 1과 같이 다소 담백한 색감을 갖고 있습니다. 대신 영화처럼 간간이 클로즈업을 통해 굉장히 사실적인 그림을 보여주어 이펙트를 주거나, 애니메이션에서 보기 힘든 앵글을 보여주며 움직임을 강조합니다. 그래도 보는 맛은 조금 떨어지지만, 대신 모든 것은 음향에 집중됩니다. 침묵, 배경음, 음악을 정말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감정을 극대화 시킵니다. 그리고 그림이 언뜻보기엔 밋밋해보이지만, 잘 보면 세세한 꽃의 움직임이나 여러가지 오밀조밀한 장치가 존재합니다. 


이런 담백한 그림체는 어찌보면 과거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같은, 일종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인물들의 움직임에 초점이 가 있는 것도 그렇고요. 주제가 주제다 보니 친숙한 클리셰들도 많이 나오는데, 그걸 훌륭하게 본 작품만의 맛을 넣어서 꼬아놓았기에 보기에 지루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예를 들어 슬픈 이별의 장면에서, 이별의 말을 하려는 순간 열차가 지나가면서 소리를 지우는 클리셰. 일본 애니에 많이 나오고 그만큼 제가 싫어하는 연출인데요, 그걸 본 작품에서는 절규하며 이별하는 모든 소리를 빗소리로 지우면서 오히려 더욱 처절하고 비장미를 살리는 거죠. 하여간 보면서 계속 아, 저걸 저렇게 표현하다니 싶은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외에 주제의 조합도 의외로 참 좋습니다. 늑대아이를 키우기 위한 엄마의 고군분투가, 별로 다루지 않은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와 흡사하여 신선함을 주면서 주제 자체가 현재성을 가집니다. 유키와 아메 두 아이들의 이야기가 다소 갈라져서 전개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걸 또 훌륭하게 엔딩부분 어머니의 대사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시청자들이 공통적으로 그러나 제각각의 형태로 가지고 있는 모성애에 대한 기억을 건들면서, 거기에 대한 감정을 극대화시키는데 집중된 작품. 동시에 재미도 가지고 있어서 마치 소싯적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는듯 합니다. 그만큼 잘 만든 작품이고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특히 지금 부모와 관계가 서먹서먹한 분들께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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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회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CINEMA DIGITAL SEOUL, CINDI, 이하 '신디 영화제')가 8월 22일부터 28일까지 9일간에 걸쳐 압구정 CGV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다양한 단편작들과 내실있는 신인 및 영화의 발굴이란 주제로 해온 영화제라고 하더군요. 저로써는 연상호 감독님의 <창>을 보기 위해서 어쩌다 들리게 되었지만, 정말 요즘 한국 애니메이션 쪽에 뜻을 갖게 되면서 알아보다보면 이렇게 다양한 인디 단편 영화를 위한 영화제가 존재하고 그것들을 접할 기회가 많음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수도권으로 한정되어 있지많요. 


제가 본래 보고자 했던 창은 30분이란 짧은 러닝타임 때문인지, 같은 단편 애니메이션인 이성강 감독님의 <저수지의 괴물>에 이어서 방영하였습니다. 뭐 저야 이런 기회는 많으면 좋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26일 압구정 cgv에서 보았습니다.


동화같은 따스함, <저수지의 괴물> - 이성강




"산으로 둘러싸인 어느 저수지에 아무도 본 적 없는 괴물이 외롭게 살고 있다. 어느 날 저수지를 찾아온 한 어린 꼬마가 괴물과 만날 뻔 했지만, 괴물은 자신의 무서운 모습을 보고 꼬마가 놀랄까 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 후 세월이 지나가고, 이런 저런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저수지를 머물다 떠나갔어도 여전히 괴물은 외톨이로 남아있다. 그러던 어느 날 괴물을 알고 있는 한 사람이 다시 저수지를 찾아온다."                                             -신디 영화제 공식 카탈로그


전 처음 이성강 감독님이 어떤 분인지 못 알아뵜는데, 사실 제가 DVD로 가지고 있는 <마리 이야기>와 <천년여우 여우비>와 같은 장편 애니메이션을 감독하신 매우 저력있는 분이십니다. 단편 애니로는 <덤불 속의 재>를 통해 국내 최초로 안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진출하기도 하셨다는군요. 아 최근에 한국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이런 망발이...애니메이션 쪽으로는 상당히 동화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를 보여주신 한편, 실사 영화로는 <살결>과 같이 다소 살색의 어른스러운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셨습니다. 오늘 상영 후 QA가 이성강 감독님이어서 듣다 알게되었는데, 원래 예술운동? 하여간 사회 관련된 그림을 그리던 화가셨는데 미디어의 한계를 느끼고 애니메이션 감독을 하게되었다고 하더군요.


총 11분인 본 단편은 전체적으로 위 스틸컷처럼 모노톤으로 되어있습니다. 스케치북에 색연필로 칠한 것 같은 동화적인 느낌에 연출자체도 화려하지 않고 잔잔하게, 나레이션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진행해 갈수록 그 주변 감정에 따라 모노톤의 전체적 색깔이 조금씩 변하죠.


내용적으로 크게 전달하려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QA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이성강 감독님이 기획안을 짜던 도중, 기분 해소하려고 11개월간 혼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구요, 말 그대로 감독님이 바라는 그저 따스한 만족스러운 이야기가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약간 사회적 단면이 보이려하나, 그건 정말 일부이고 오히려 뚱딴지같이 여겨질 정도로 무난하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오히려 이 안에서 계속 뭔가 밝혀 내시려는 QA 진행자분의 이야기가 조금 불쾌할 정도로 말이죠. 11분이라는 짧은 단편인 만큼 여러가지가 함축적으로 들어가 있고 제가 못찾은 것일 수도 잇지만, 제가 봤을 땐 그저 평온하고 만족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저는 전하려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좀 불만이긴 하지만, 뭐 일본 애니에도 소위 '치유계' 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아리아> 시리즈나 <나츠메 우인장> 시리즈 같이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그런 의미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모노톤을 지나치지 않게 잘 변형해서 쓴 것도 좋았구요.


군대 문제에 대한 가해자의 시각, <창> - 연상호




"모범분대를 자랑하던 정철민 병장의 분대에 어느 날 관심 사병인 홍영수 이병이 들어오면서 갈등이 생긴다. 정철민은 열성을 보이지 않는 홍영수를 열심히 교육 시키지만, 중대의 훈련에서 홍영수 때문에 전체가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정철민은 홍영수를 구타하게 되고 홍영수는 자살기도를 한다. 중대장과 정철민은 홍영수의 자살미수 사건을 홍영수의 책임으로 전가하려 하지만 대대장은 정철민을 가해자로 지목하고 정철민의 분대는 해산하게 된다." 

                                                                                         - 신디 영화제 공식 카탈로그


작년 <돼지의 왕>을 통해 사회의 단면을 다소 불편한 시각으로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던 연상호 감독님의 새 단편입니다. 본작은 단편집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로 유명한 최규석 작가님이, 연상호 감독님의 경험이 깔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차별과 인권에 관한 여덟 작가분들의 단편집 <사이시옷>에 만화로 실렸던 작품입니다. 그것이 이번에 단편 애니로 만들어졌고, 극장 상영은 따로 예정이 없으며 접근성을 위해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하네요. 9월말 인디애니페스트에서도 공개될 것이라 하지만 일단 기회생길 때 극장에서 보고 싶어서 신디 영화제로 보러 오게 되었습니다.




30분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도 연상호 감독님 특유의 카툰렌더링을 다듬은 영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위 테스트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전작들에 비해 좀더 자연스러워지고 보기 나아진 것 같네요. 실제로 처음에 약간 위화감을 제외하면 금방 몰입하게 됩니다. 그만큼 시나리오가 잘 짜져 있고, 구도도 좋으며, 성우분들의 연기도 현장감이 넘칩니다. 


현재 회사다니며 병역특례 중인 저도 공감하고 주인공의 처지에서 보게 될 정도로, 군대 이야기라고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으면 못알아들을 남자들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위 카탈로그에도 소개되어 있듯이 말년병장에 신입이 관심사병이 들어와서 꼬인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이 군 폭력인 가해자인 병장이기에 피해자인 이등병에게는 '너 맞을 짓 했네' 이런 생각도 들지만,   대대장이 병장에게 책임을 가하고 모든 것이 거기에 맞춰지면서 느끼게 됩니다. 가해자도 곧 피해자와 같은 입장이 될 수 있다고.그리고 마지막 부분이 하이라이트인데...카탈로그에 언급되는 내용은 아니니 나중에 보실 분을 위해 넘어가겠습니다. 


어떤 리뷰에서는 '집단주의 속에서 가해지는 당연한 차별'을 보여준다고 하더군요. 전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아니 사실은 같은 것일 줄 몰라요. 전 모든 사회문제에 대해서 이분법적 논리를 싫어합니다. 사회문제에 있어서는 선, 악이 구분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당연하게 일어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그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간상으로 살도록 당연하게 만드는 체제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뭐 사실 이것도 결국에는 그 체제속에 살고 있는게 우리 인간이니...제가 사람들을 모으는 걸 좋아하는 인간이라 찔려서 그런 것일 수도 있구요. 학부생 때는 술마시는 데 빠지고 엠티 답장 잘 안하고 그런 사람들 무지 싫어했어요. 지금도 약간 그렇긴 하군요. 


이 작품이 전하는 메세지가 또렷하지 않고, 불편한 현실을 다소 러프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그만큼 우리를 고민하게 합니다. 연상호 감독님 작품은 그렇기에 이런 문제제기에 있어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초에 개봉한다는 <사이비>란 작품도 기대가 됩니다.


한국적인 애니메이션 - 이성강 감독님과의 QA


QA의 대부분은 저수지의 괴물 리뷰에서 써냈습니다. 그외의 것들은 제가 느끼기엔 좀 주제를 많이 벗어난 신변잡기적인 질문이 많았다고 생각하여 생략합니다. 대신 진행요원 분들 중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이 목표라는 한 분의 질문에서 제가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하나 나와서 소개합니다.


Q: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 같은 경우는 미국이나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 차지하는 비율이 엄청나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일본 토속적인 소재의 사용이 있어서 라고 생각하는데, 마리 이야기나 천년 여우비를 통해 토속적인 색채를 내왔던 이성강 감독 입장에선 어떤 소재가 한국적이라고 여기는가?


A: 나는 한국적 소재라는 것을 굳이 강조하여 태극무늬나 기와 단청 등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고 여긴다. 우리가 이야기를 쓸 때,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를 다루게 되고, 거기에 결국 우리 주변의 삶, 즉 한국이 묻어난다. 굳이 한국적 소재를 고려하지는 않는다. 대신 감독색을 잘 어필할 수 있으면 성공한 것이라고 여긴다.


가끔 TIG와 같은 게임 커뮤니티에서, 한국적인 게임이라는 소재로 토론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 이성강 감독님 말씀처럼,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제대로 다루게 되면 그만큼 한국의 문화를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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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mmi



작년의 <소중한 날의 꿈>, <마당을 나온 암탉>, <돼지의 왕>에 이어 네 번째로 국산 애니메이션 <파닥파닥>을 극장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원래 개봉 첫날 가려고 했는데 계속 야근이니, 번역이니 여러 일이 많아서 미루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네요. 그래도 CJ 후원이라 그런지, CGV에서 하루에 한 번만이라도 걸어주니 이제라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애니라는 점을 떠나서, 연상호 감독님의 돼지의 왕과 마찬가지로 사회비판적 요소를 담고 잇다는 점에서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던 애니입니다. 


감독은 이대희 감독님으로 이대희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이번 파닥파닥이 스튜디오의 첫 장편입니다. 2007년에 기획되어 이번 2012년에 끝을 맺은, 상당히 장기간동안 제작한 작품이죠. 3년동안은 자료수집, 2년동안이 실제작기간이라고 하시던데, 실제로 봤을 때 상당히 잘 짜여진 작품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련 인터뷰내용은 서브컬쳐웹진 '프리카'를 참조하시죠 ([링크])





위는 파닥파닥 메인 트레일러입니다. 주된 내용은 포스터의 말 그대로, 횟집에서 탈출하기 위한 생선들의 파닥파닥하는 발버둥입니다. 특히 기존의 횟집 어항에서 살던 물고기들은 이미 현실에 안주하고 그 현실 속에서 그나마 조금 더 살기위해 스스로에게 거짓말하고 거짓된 질서를 세우는 반면, 거기에 새로 들어온 바다출신의 주인공 고등어는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연출적인 측면에서 모두 카툰렌더링 방식이지만,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잘 녹아있습니다. 특히 조명을 강조하면서 좀 어색해질수 있는 부분을 가리는 등 몇가지 트릭들도 보였구요. 반면에 최근 일본의 '스튜디오 4도씨'에서 만들었던 <베르세르크: 패왕의 알> 극장판에서 카툰렌더링 쓴 부분은...<철콘 근크리트>로 가지고 있던 스튜디오 4도씨에 대한 기대를 깨트려주었죠. 게다가 투니버스 성우분들의 빛나는 열연이 그 영상에 더욱 활기를 불어다 주었습니다. 정말 최근 본 국산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의 녹음 퀄리티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물고기들이 난동피우며 헤엄치는 부분 등의 연출은 정말 잘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 특이하게도 뮤지컬의 요소를 섞었습니다. 물고기들의 좌절감, 용기 등 중요한 감정을 뮤지컬 식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때 영상은 또 적절히 2D 작업으로 회화적 요소를 섞어서 그 느낌이 잘 전달되도록 하였습니다. 위 영상이 그 일부구요. 곧 가서 보실 분이라면 여기서 보지 마시고 가서 보시길 추천합니다. 그외에 5.1ch 효과도 잘 이용하여, 때때로 실제 수족관 안에 있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줍니다. 반가운 니모 패러디도 보이구요. 나오는 생선들도 횟집이면 쉽게 볼 수 있는 생선들이어서 친숙감도 주고, 대사도 딱 지방의 횟집 분위기에 잘 맞게, 참 잘 짰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뮤지컬적인 요소가 조금 질질 끄는 면이 있어서, 게다가 이런 요소를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많다보니 뮤지컬 부분이 3번째 나올 때에는 주위에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 포스터 등의 밝은 분위기와 달리, 상당히 어둡고, 특히나 생선을 회치면서 나오는 장면에서 적나라하게 표현하면서, 좀 잔인한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과 보러 오신 분들은 좀 당황했는지, 아이들이 "엄마, (회치는 장면) 언제 끝나?"라고 이야기하는 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 잔인함이 두드러지다보니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가는 용기'라는 주제보다 '생선을 회쳐먹는 야만적인 풍습'이란 일종의 베지터리안 측면으로 오해가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뭐 그런 쪽도 좀 계셨을 지도 모르고, 단순한 기우일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여, 2D 그림적 측면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좀 보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테구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정말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고, 이야기의 흐름도 잘 끌고 갑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도 아니고, 실제 살기위해 파닥파닥한다는 느낌이 났구요. 실제로 보신 분들도 나가면서 다 '잘 만들었다, 정말 저게 첫 작품이냐, 생각할 게 많다' 이런 말을 주고받으시더군요. 근데 관객의 대부분이 스텝롤이 끝날 때까지 계셨던 거 보면 국산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실제 오늘 관객수는 한 30~40명 정도였습니다. 애니메이션보는 층을 노리기엔 좀 고연령용 소재이고, 동시에 명탐정 코난 극장판, 도라에몽 극장판, 아이스 에이지 2, 또 하나 더 있었는데....하여간 다른 애니메이션도 방학을 맞아 많이 상영된 측면도 있어서 좀 관객수는 저조한 것 같습니다.


저로썬 74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고, 블루레이나 dvd영상 매체로 나오면 살 것 같습니다. 독특한 소재로, 자신을 막은 세상에 포기하지말고 도전하라는 메세지를 담은 애니메이션, 파닥파닥. 이미 개봉한지 좀 시간이 지났지만, 인디 영화만의 독특한 연출과 메세지를 보고 싶은 분이라면, 자신있게 추천드립니다.


아, 일단 보고나면 회를 먹기가 좀 거시기해질 겁니다. 


다음 국산 장편애니로는 최규석 원작에 연상호 감독님의 군대를 소재로 한 <창> 이려나요. 그전에 요즘 일본에서 극찬을 받고 있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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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mmi

  졸업에 회사에 여러 가지로 치여서 애니가 한달 분량 가까이 밀려 있었습니다. 제가 4월 신작 중 골라본 애니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ANIPLUS

 마이씨앗

 기타

 언덕길의 아폴론
 빙과
 너와 나 2기

 유레카 7 AO

 페이트 제로 2기

 수수께끼 그녀 X

 맹렬 우주해적 (1월 신작)

 이것은 좀비입니까? OF THE DEAD

 쿠로코의 농구

 기어와라! 나루코양

 우폿테!!

 여름색 기적

 우주형제

 츠리타마

 요르문간드

 루팡 3세 미네 후지코라는 여자
 제트맨


  참 많이도 봤네요. 근데 ANIPLUS 같은 경우는 별로 재미없는 것도 잠자기 전에 틀고 보면서 잠드는 경우가 많아서 ANIPLUS 방영작은 거의 다 본것 같아요. 하여간 그런 와중에 지난주 토, 일 냉방병에 걸린 김에 스마트폰으로 ANIPLUS으로 나오는 4월 신작부터 처리를 했죠. 그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좀 길게 이야기해보고 나머지는 대충 넘어가겠습니다.


수수께끼 그녀 X


  <가면속의 수수께끼>, <꿈의 사도> 등을 통해 다소 변태적인 사랑과 현학적인 상징과 함께 표현하여 자기색이 강하다는 우에시바 리이치(植芝理一)의 동명 원작 만화를, Hoods Entertainment에서 애니화. 찾아보니 Hoods Entertainment도 모유수유 권장 애니 <성흔의 퀘이서>, 본격 빈유격차 <마유비 검첩>, 드높은 퀄리티로 유명한 성인애니 <아키소라> 등...작화좋기로 유명하면서도 변태력이 넘처나는 제작사네요. 엔하위키 미러의 "제작사 보정 때문인지 BD가 기대된다" 라는 의미가 이것이었군. 


  근데 감독이 '와타나베 아유무'란 분입니다. 도라에몽 시리즈를 쭉 맡아오셨고 이번 분기 <우주형제>와 이 애니를 동시에 감독하셨네요. 어쩐지 내용이 훈훈하고 마음에 든다더니...



  위 영상은 엔딩곡입니다. 오프닝곡인 'Love orchestra'가  정말 좋은데, KING RECORD에서 저작권으로 다 막아버렸네요. 하여간 소재는 침입니다 침. 침, 땀과 같은 체액에 대한 페티쉬와 팬티가위라는 약간 야하면서도 화려한 필살기를 가진 수수께끼의 그녀 우라베와 평범한 고등학생 남자 츠바키 사이의 풋풋한 사랑을 다루고 있죠. 


  응? 침을 나눠먹는데 풋풋한 사랑? 정말 이해가 안 가시겠지만, 내용은 지극히 풋풋합니다. 그리고 일부 과격한 표현을 제외하면 정말 고등학생들의 사랑답다고 해야하나. 침에 대한 페티쉬도 뭐 그렇게 심한 정도는 아니구요, 그저 침을 흘리며 자는 모습이 다소 귀엽고 요염하게 표현되어 있고, 침이 마치 꿀처럼 표현되어 있는 정도? 



  사족이지만 진짜 페티쉬를 잘 나타낸 작품은 <바케모노가타리>, <니세모노가타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수많은 일본 애니처럼 포로리 치라리 가슴이나 팬티만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위 장면과 같이 상황에 따른 절제된 보여주기, 움직임으로 오히려 더 상큼하고도 짜릿한 에로를 만들어 주더군요. 하지만 니세모노가타리의 칫솔능욕은 너무 심했어요. 바케모노가타리에서 센죠가하라의 차 안에서 손가락의 움직임 정도가 딱 적당했는데. 


  요점을 많이 벗어났지만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수수께끼 그녀 X가 더럽고 변태같다고 해도 사실 니세모노가타리보다는 훨씬 덜 야하고 순수한 이야기라는 거죠. 그림체 자체도 80-9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더욱 그러한 점을 강조하구요.



  특히 또 주목할 점은 꿈에 대한 표현입니다. 주인공은 우라베의 침을 먹은 후부터 우라베의 꿈을 꾸기 시작하는데, 그 공간이 참으로 오밀조밀하게 재밌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원작 만화책 자체가 상당히 꿈의 공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서 마치 프로이트 같다는 말이 있던데, 그야 안봐서 모르겠지만 애니에서도 연출자체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사랑 이야기만으로는 다소 지겨워질 수 있는 전개를,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서 재밌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위 그림과 같이 박력있는 팬티가위로 재미를 더 해주구요. 그러면서도 계속 훈훈하게 풀어나가는 편안한 전개가 그림체와 어울려 마음이 편안하게 해줍니다. 약간 불만이라면 우라베의 성우가 '요시타니 아야코' 라는 분으로 경험많은 배우지만 더빙이 처음이라 그런지 다소 감정과 목소리 핀트가 안 맞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미가와 치야키'의 데뷔 초창기<소울 이터>의 마카의 국어책 읽기가 잠시 떠오르면서 광기 모드의 그 멋진 변화와 같은 것도 보여주었으면 했지만...뒤에 대사가 많아질수록 어색함이 짙어지더군요. 하지만 원래 말이 그렇게 많지 않은 역이고, 듣다보면 그게 오히려 색다른 수수께끼의 그녀 우라베의 매력을 자아내는 것 같습니다. 



  특히 결말이 마음이 듭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크로스 침교환 이후에 하는 말이 참 좋더군요.


우라베: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어린아이였던 너는 역시 울고 있었어. 

그래서 지금 우리 눈에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거야.

넌 우는 것 이상으로 많이 웃었을 거야.

그건 분명 네 어머니와 아버지와 누나 덕분이겠지.

나도 앞으로 너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


  사실 이 엔딩 하나가 묘하게 짠해서 갑작스럽게 블로그에 글을 다시 남겨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많이 외로운가보네요, 하하. 그리고 엔딩 테마 후 어머니 묘 앞에서 침 교환 같은 거 해도 괜찮냐는 츠바키의 말에 또 우라베는 대답하죠. "어쩔 수 없어. 우린 앞으로 그보다 더한 짓도 하게 될 테니까."


  서로 침을 먹이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운 애니지만, 의외로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풋풋한 애니메이션,   수수께끼 그녀 X 입니다. 간단히 쓰고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버렸네요. 다음 애니들은 다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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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mmi

갑자기 애니메이션을 미친듯이 주문했습니다. 우연히 한 커뮤니티에서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Solid State Society> BD(Blu-ray Disk) 발매소식을 알았고, 그 특전으로 200p의 아트북이 포함되어있다는 걸 보고서였습니다.

사실 '30인치 모니터+5.1ch 스피커+PS3+자취'라는 영상 감상에 특화된 환경을 가지게 된 후부터,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이하 <공각기동대 S.A.C>) 시리즈는 TV판 DVD 세트를 구하려고 몇번이나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구하려는 시점보다 훨씬 전에 국내유통사인 '뉴타입 DVD'에서 TV시리즈 절판행사를 끝으로 재입고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 포기했었습니다. 그당시에도, TV판 총집편 시리즈를 3가지로 묶어서 '미라지 엔터테인먼트'에서 유통을 하였으나, 역시 볼려면 TV판 full로 봐야지 하는 생각에 구입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바케모노가타리> BD vol.1~6을 통해 블루레이의 화질과 볼륨에 만족하고 났더니, 앞서 말한듯이 <공각기동대 S.A.C> 시리즈 총집편이라도 '블루레이라면 볼만하겠다, 게다가 엄청 두꺼운 아트북마저 준다'라고 생각해서 사게된 것이죠. 그러면서 겸사겸사 yes24를 둘러보다 보니, 이왕 사는 김에 전 시리즈인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이하 <공각기동대>)나 <이노센스(Inocence)>도 사고, 그러다보니 오시이 마모루 감독 생각이 나서 <인랑>도 샀습니다. 여기에 <카우보이 비밥> 5.1ch 리뉴얼 박스세트가 무척 저렴한 가격에 판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좋아하는 <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1기가 DVD Box로 예약판매를 한다는 것도 보고, 추가로 최근 관심이 높아진 제작사 'Studio 4˚C'의 <철콘 근크리트> DVD가 4900원이라는 밥값보다 싼 가격으로 팔길래 샀습니다. 쭉 나열하니 길지만, 요컨대 '지름신이 왔다간 것' 이겠죠.

산 것들은 저리 많지만, 여기서는 <공각기동대>에 대한 잡담이 많은 관계로 일단 그 시리즈에 대해서만 잘라서 소개하겠습니다.

스튜디오 붐붐


 

중3인가 고1때 처음으로 샀던 애니메이션 VCD,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 (1995)>. 당시에는 어린만큼, 내용보다는 모토코의 저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과 하드코어 액션씬에 이끌려 샀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성인용(당시엔 18금)인데 잘도 샀다 싶다.


본격적인 제품 사진에 앞서, 일단 추억을 곱씹어볼까 합니다. 보기싫은 분은 회색 섹션은 건너뛰어서 보세요. 사실 이 글을 블로그에서 보는 분이 몇분이나 될까 싶습니다만. 딱 주제에 맞는 글만 쓰고 싶지만, 이런 이야기를 다음에 또 언제 적어보나 싶기도 하고.

저는 특히나 일본 애니메이션 중 <공각기동대>와 그것의 제작사인 Production I.G에 집착하는 편입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애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한 당시의 상황과 맞물려있습니다.

일단 제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본격적으로 지각하고 보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인가 당시 다녔던 영어학원에서 만난 친구가 <신세기 에반게리온> TV판 VCD를 빌려주었던 사건부터였습니다. CD 커버가 A4용지에 프린트된 것이었으니 아마 잘만든 해적 CD였을 겁니다.  당시에 본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잔혹성과 상상도 못한 액션씬으로 이제껏 제가 알던 애니메이션의 범주를 뛰어넘었고, 여기에 더하여 성경의 묵시록과 결합된 '뭔가 있어보이는' 스토리는 저를 단번에 추종자로 만들었습니다. 요즘 말하는 '중2병'의 일종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덕분에 중3때 학교에서 홈페이지 만드는 법을 배우고 에반게리온 팬 싸이트를 만들려고 시도한 적도 있었죠.

이런데다가 추가로 당시(1998년)부터 단계적인 일본 문화 개방으로 본격적으로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유입되기 시작하고, 통신망의 발달로 대놓고 일본 애니메이션 녹화본이 네트워크에 돌아다녔으며,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잡지인 <Newtype>의 한국판이 공식적으로 들어오고, 추가적으로 케이블이긴 하지만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이라는 '투니버스'의 등장.

여기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투니버스' 채널의 <스튜디오 붐붐> 프로그램입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매니아들이 기억하고 있는 프로그램일 겁니다. 그 새벽에 하는 프로그램을 제가 어린 나이에 어떻게 봤는지는 기억이 희미하지만, 정말 알찬 방송이었습니다. 통신망의 발달이라고 해도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정말 찾기힘들던 당시, <출발 비디오 여행>의 포맷을 따라 최근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면서 전문 비평가인 송락현(블로그: [클릭])씨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분석이 빛났던 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주제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5대 거장> 편입니다. <철완 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의 '데즈카 오사무', 그의 제자이자 <보물섬>, <도전자 허리케인 조>, <베르사유의 장미>로 유명한 '데자키 오사무'.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안노 히데야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지금은 보기 힘든 이름이지만, 정말 대단한 분들이죠.

여담이지만, 그외에도 <청의 6호>로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면서 제작사 'GONZO'를 소개해준 것도 기억납니다. 여기에 TV시리즈인 <라스트 엑자일>, <암굴왕>의 영상미나 <레드 가든>의 실험정신을 봤던 기억이 합쳐져서, 지금은 판치라 애니 <스트라이크 위치즈>로 전전긍긍하는 GONZO에도 계속적인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부도날 줄 알았는데도 다시 <라스트 엑자일: 은빛날개의 팜>을 제작한다고 하니, 역시 저력은 있나 싶구요. 그러고보니 <슈퍼 스트리터 파이터 4>의 애니메이션 및 PV도 GONZO에서 제작했었죠.

사이버 펑크



사이버 펑크의 헐리우드측 대표작으로 꼽히는 <블레이드 러너 (1982)>. <스튜디오 붐붐>에서 이 영화가 사이버 펑크 장르의 선두주자로 소개해줬던 것 같다. 아 찾다가보니 이 영화가 소설 <안드로이드도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각색해서 만든 것. 그러고보니 원사운드님의 카툰 <오토봇은 오토양의 꿈을 꾸는가>가 떠오른다([클릭])

그리고 일본측 대표작으로는 역시 오토모 카츠히로의 <아키라 (1986)>. 당시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정밀한 묘사와 연출이 돋보인다. 사실 내용은 우울한 미래상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원 미디어'에서 <아키라> DVD DTS 버젼(3disc)을 판매중이던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사서 다시 볼까 싶다. 이때 제작을 맡은 스탭의 대부분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주었다. 앞서 언급했던 Studio 4˚C도 이쪽 스탭출신으로 출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그 <스튜디오 붐붐>의 거장 편에서 본 인물들 중 제가 가장 끌렸던 것은 <공각기동대>와 오시이 마모루(이하 오시이 감독)였습니다. 제가 지금 물리학부 대학원 과정에 있는 것처럼, Sci-Fiction는 언제나 흥미로웠고, 특히 근미래의 디스토피아와 부조리한 인간상을 그린 '사이버 펑크'란 주제는 사춘기적 염세주의에 빠져있던 저에게 크게 와닿았습니다. 디스토피아란 점에서, 같은 sf계통인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나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를 만든 GAINAX와 안노 히데야키보다 더 큰 점수를 줬던 것 같습니다. 

사이버펑크(cyberpunk)는 1980년대 이후 등장한 과학 소설의 한 장르이며 인간 본성, 기술, 그리고 이 둘이 엮이게 되면서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새로운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 장르는 특히 발달된 과학기술과 이에 따른 사회적 병폐, 부조리, 계급 갈등 등을 소재로 하고 있다. '사이버네틱스'(인공두뇌학, Cybernetics)와 '펑크' (70년대식 반항적 패션경향, Punk)를 합하여 만든 낱말로 브루스 배스케의 단편 <사이버펑크>(1980년)에서 비롯하였다. 그 뒤, 가드너 도조이스가 이 단어를 그가 편집하는 출판물에서 쓰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사이버펑크의 이야기는 자주 해커, 인공지능, 그리고 거대기업 사이에 일어나는 분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바깥 세계나 먼 미래를 다루는 다른 과학소설과는 달리 비교적 가까운 미래의 지구가 중심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클릭])

당시에는 근미래의 이야기였고, 지금은 현재의 이야기가 되었죠. 특히 IT 산업쪽의 대형 기업들 간의 특허권 분쟁이라거나,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항상 네트워크에 접속중인 현대인, 중국발 DDOS 공격에서 볼 수 있는 해커의 문제, 기업형 슈퍼 마켓(SSM) 문제에서 볼 수 있는 부로인한 계급화와 양극화. 물론 튀니지의 트위터 혁명이나 가격공개제도의 일반화 등 긍정적인 측면도 많습니다만. 이러한 요즘의 생각은 나중에 좀더 정리해서 리뷰에 같이 써보든지 하겠습니다.

그렇게 <공각기동대>에 감화되었던 제가 우연히, 버스를 타고 가다가 골목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파는 전문 샵을 본 것입니다. 당시엔 제 친구가 빌려준 <신세계 에반게리온> VCD처럼 해적판 판매가 난무하다가 서서히 인터넷으로 넘어가던 시절인데, '정식 VCD <공각기동대>를 살 수 있다, 그것도 문화랑 동떨어진 포항에서!'라는 이유로 겨우겨우 용돈을 모아 구입했습니다. 형태는 하드커버 표지 3개에 VCD가 들어있는 형태였죠. 제대로 한글 자막도 있고. 그러고보니 당시 정식 수입한 곳이 있긴 했나 하는 의문도 약간 드네요.

이후에도 돈을 모아 틈틈히, 마치 아이돌 가수의 앨범을 모으는 소녀팬의 기분으로 <인랑 (1999)>, <원령 공주(1997)>,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1984)>를 샀습니다. 아무래도 학생의 금전적인 측면이나 수입하는 곳의 사정에 따라 극장판만 사게되다보니, 당시에는 인터넷으로도 극장판만 구해 봤습니다. 하지만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를 마지막으로 그 가게는 사라지더군요.

다행히 나중에 좀더 번듯한 'Anime Club'이란 가게가 포항 중심가에 생겼습니다. 그러고보니 그건 아직 존재하나 모르겠습니다. 물건이 직접 일본에서 공수해서 가져온걸 파는 거 같았는데. 아시는 분은 아실 성인만화 <G Taste>의 일러스트집이 구석에 놓여져 있어서 들어갈 때마다 실눈으로 힐끔힐끔 쳐다보던 기억이나네요. 그건 아무래도 정식 수입될 물건이 아니니 일종의 보따리 장수였을까요.

다시 정리하자면, 저에겐 지금도 진행형 주제인 사이버 펑크를 다루고 있고, 처음으로 VCD를 샀던 추억도 있어서, <공각기동대>는 저에게 특별한 애니메이션입니다. 덕분에 이번에 이렇게 시리즈를 다 지르게 되었습니다.

인랑 + 공각기동대 DVD Set (4 discs)


 

드디어 사진. <인랑> DTS Edition. 수입사가 '다우리 엔터테인먼트'인가 본데, 지금은 홈페이지가 없다. 정보를 찾아보니 '대원 미디어' 측인듯. 한정판으로 처음 출시될 당시에는 인랑 콘티북까지 있었다고 한다.([클릭]) 대원 미디어가 나름 중요한데, <달려라 하니>를 제작한 국내 최초의 애니메이션 제작 및 배급회사로, 만화책 모으시는 분들은 잘 알고계실 '대원 씨아이', '학산 문화사', 그리고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챔프', '애니박스', '애니원' 등을 설립했다. 요즘 각종 신작 TV애니메이션 저작권을 따내 매니아들의 이중적 모순을 보게 만드는 '애니플러스' 채널은 다른 회사인 '제이제이 미디어웍스'의 것으로 상관이 없다.

그리고 <공각기동대> DVD판. 안타깝게도 2.0ch이다. 2008년도에 조지 루카스 사운드 팀도 가새해서 리뉴얼했다는 <공각기동대 2.0>은 국내에 나오지 않은듯. 이 역시 대원미디어 측인것 같다. 내가 VCD샀을 때엔 어두운 색 계통의 배경이었는데, 노란색 계통이라 좀 어색하다.

 


현재 위와같이, <인랑>과 <공각기동대> DVD를 추가 디스크 한 장씩 포함해서 총 4장으로 판매 중입니다. yes24에서 산는데 정가 43,000원에 판매가 9,900원이군요. 특전도 없고, 특히나 <공각기동대>의 경우 상당히 표지가 마음에 안들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용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인랑>은 Special Feature까지 다보고, <공각기동대>는 본편만 본 상태입니다만, 역시나 화질은 그냥저냥입니다. 당연히 HD도 아니니깐요. 그래도 확실한 건 당시 VCD보던 때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추가 디스크는 <인랑>만 봤지만 그냥 그런 정도입니다. 인터뷰에서는 각본을 맡은 오시이 감독의 고집과, <인랑>의 감독이면서 <아키라>와 <공각기동대>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후배 '오키우라 히로유키'(이하 오키우라 감독) 간의 미묘한 감정싸움도 보이고. 그외에도 좀 복잡하게 들리던 조직계통과 세계관을 짧게나마 정리해주고, 연출에 주목할 포인트를 찝어주더군요. 확실히 저같이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구성입니다만, 역시 좀 DVD 한장 치고는 짧아서 안타깝습니다. 한정판처럼 콘티북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작품 소개>

 


현재 <인랑> 리뷰용 자료는 대부분 수집한 상태라, 리뷰로 작품 설명을 대체하려 하였지만 시간이 얼마 없어서 여기에 일단 대략 적어둡니다. 위의 영상은 <인랑>의 트레일러입니다. 패전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반정부 테러와 무장경찰의 대립으로 혼란한 가상의 역사속에서, 정부 부처간의 알력다툼, 그 속에서의 테러리스트와 무장경찰의 사랑, 그리고 그것을 관통하는 동화 <빨간 두건>의 모티브가 주된 내용입니다. 저도 DVD를 사기 전까지 오시이 감독의 작품으로 알았지만, 각본이 오시이 감독이고 연출 및 총감독은 오키우라 감독입니다.


참고로 <인랑>은 오시이 감독의 작품 시리즈 <케르베로스 사가>의 4번째 작품으로, 기본 베이스는 시리즈 전작인 위 영상의 오시이 감독의 실사영화, <케르베로스: 지옥의 파수견 (1991)>의 리메이크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빨간 두건>의 모티브를 삽입하고, 총감독인 오키우라 감독의 주문에 맞춰 약간은 무미건조한 러브 라인을 넣으면서 애니메이션 <인랑>이 탄생합니다. 주의할 것은 이들 세계관은 가상역사로,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승리하고 일본은 연합군측에 있다가 독일에 점령되어 있었다는 설정입니다. 다른 분들의 말대로 특별한 의미없이 단순히 독일제 무기를 넣고싶어서 만든 설정같지만요.


위의 영상은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 원작(1995년, 좌측)과 3D를 좀더 적극적으로 쓴 2.0 버젼(2008년, 우측)의 오프닝, <Making of a Cyborg> 테마곡과 두 영상의 비교입니다. 전뇌화와 의수, AI의 발달이 이루어진 근미래에서, 해커와 그에 맞서는 공안9과의 액션과 함께, 신체의 구속에서 해방된 인간은 과연 어떻게 구분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공각기동대' 시리즈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됩니다. <애플 시드>로 유명한 '시로 마사무네'의 2권짜리 원작 코믹스 <공각기동대>. 이 원작을 따라가되 유쾌한 분위기를 지우고 둔탁한 극화풍으로 그려서 상징적인 대사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는 오시이 감독의 극장판 시리즈;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과 <이노센스 (2004)>. 마지막으로 원작 코믹스의 디자인과 분위기를 따라가면서,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가 원작이나 <공각기동대>의 내용과 달리 인형사를 만나지 않고 공안 9과를 들어갔으면 어땠을까의 스토리를 그린 '카미야마 켄지' 감독(이하 카미야마 감독)의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시리즈; <공각기동대 S.A.C (2002년, TVA 1기 26화)>, <공각기동대 S.A.C 2nd GIG (2004년, TVA 2기 26화)>, <공각기동대 S.A.C: Solid State Society (2006년, OVA)>.


 

이노센스 DTS  Edition DVD (2 discs)


 

 

오시이 감독의 공각기동대 시리즈 2탄. <이노센스 (2004)>. 그래도 앞선 dvd와는 달리 하드커버 박스가 있어 좀더 수집욕을 만족시켜 준다.

 
그리고 오시이 감독의 두번째 공각기동대인 <이노센스> DTS Edition입니다. 이것은 의외로 2004년 발매임에도 아직 정가 25000원에서 22500원으로 yes24에서 판매중입니다. 참 비평이 여러모로 갈리는 작품인데 인기는 있나봅니다.

본편 영상은 최신작이라 그런지 <공각기동대>나 <인랑>때보다 깨끗합니다. 애초에 색감이 매우 독특한 작품이라, 블루레이로 나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만, 일단 이 DVD에 불만은 없습니다. 어쩌면 워낙 영상미가 훌륭한 작품이라 어색하지 않게 느끼는 것일지도요. 하지만 후면의 광고문구는 좀 뜬금이 없네요. 혹평의 근거가 되기도 했던, 쓸데없을 정도로 많은 철학적 인용구로 나타나는 <이노센스>의 주제는 인간 중심의 철학을 비판하는 것입니다만.

추가 디스크에는 오시이 마모루 감독과 연출을 담당한 '니시쿠보 미즈호'가 영상을 보며 말하는 오디오 코멘터리, 제작진들의 인터뷰와 과정이 담긴 메이킹 필름, 트레일러, 그리고 <이노센스>의 홍보 및 마케팅을 담당했던 '스튜디오 지브리'의 '스즈키 토시오' PD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치열한 대담, 트레일러 및 기타정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추가 디스크 내용은 완전 대만족입니다. 역시 영상을 보면서 직접 연출과 감독이 지적하는 내용은, 다르구나 하는 걸 느낍니다. 대가들이 모여서 5년이라는 긴 기간동안 제작해서 그런지 연출이 워낙 대단해서, 그들이 지적하는 내용하나 하나가 놀랍습니다. 당연히 3d인줄 알았던 자동차가 오히려 2d이라던지, 축제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 제각각 움직이고 있다던지. 이는 메이킹 필름에도 드러납니다. 별 위화감 없이 보았던 골목가게의 총격씬이 대부분 3d로 만들어져 있었구요.

마지막으로 지브리 스튜디오의 '스즈키 토시오' PD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대담은, 고집불통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한 약간의 콤플렉스와 비난까지 볼 수 있으며, 현대 사회의 인간상에 대한 비판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인들은 직접 쓰지 않아서 가슴 위쪽밖에 못그린다라고 말했는데, 최근 제가 사회를 본 학교 콜로키움, 한국 애니메이션의 개척자 '신동헌'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지금 애니메이션은 가장 기본적인 입모양도 못맞춘다는, 기본을 놓친다는 이야기였죠.

아, 잊었지만 이 <이노센스>는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극중에 나오는 책의 문자도 다 한글로 처리했습니다. 아마 국내 개봉하면서 그런 처리를 한 것 같은데,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작품 소개>


<이노센스>의 오프닝. 음악감독이 '카와이 켄지'로 전작과 같아서 테마 음악이 많이 비슷할 겁니다.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소령' 쿠사나기 마코토가 인형사와 만나서 융합해서 공안 9과를 떠난 후, 이번엔 그녀의 파트너였던 '바토'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을 이야기합니다. 전신 사이보그라는 점에서 자신의 인간성에 의문을 품는 바토, 그리고 의문의 안드로이드 폭주사건을 파고들면서 드러나는 인형의 이야기로 또다시 인간다움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는, 오시이 감독의 영화 <아바론 (2002)>에서도 등장하였습니다. 가상현실 게임이 현실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전투게임 '아바론'에 중독된 게이머들의 현실과 가상세계에 대한 모호함, 자기 정체성에 대한 회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실사에 만화적 기법을 도입하여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을 시도하고, 의도적인 아웃포커싱이나 색감을 빼는 방식으로 몽환적 분위기를 만들어 영상미는 있었지만, 일부러 배우를 모두 폴란드인으로 쓰고 극중 언어마저 폴란드어, 게다가 오시이 감독 특유의 현학적인 메세지 제시법으로 '지루한 동유럽 예술영화'처럼 취급받고 있습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이노센스>에서는 특유한 암울함을 묘사하면서 강렬한 주황색 등의 조합으로 약간 분위기를 다듬는 것을 보입니다. 하지만 성경 구절 등을 인용하는 등 여전히 관객에게 불친절한 메세지 전달로 비난을 받았죠.


 

공각기동대 S.A.C: The Laghing Man Blu-ray Disc (1 disc)


 

 

우선 겉면 표지 앞 뒷면.

그리고 이것이 속 구성. 해설을 덧붙인 얇은 16p. 북클릿이 포함되어 있다.

알고보니 이중표지. 전 기존의 것이 더 나아서 원래 것 그대로 쓰고 있다. 앞으로 나올 S.A.C는 다 기본적으로 이중표지에 해설 북클릿 포함.

그리고 북클릿. 사회학자의 코멘트와 해석, 일러스트, 포스터 등이 프린트 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은 <공각기동대 S.A.C: The Laughing Man> BD를 사면 <공각기동대 S.A.C: Invisual Eleven>, <공각기동대 S.A.C: Solid State Society>와 합쳐 수납하기 위한 Box도 준다. DVD판은 그전부터 있었고, 2011년 1월 미라지 엔터테인먼트에서 BD판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미야마 감독의 공각기동대, TVA 1기 <공각기동대 S.A.C>의 총집편, <공각기동대 S.A.C: The Laughing Man (웃는 남자)> BD판입니다. 16p정도의 해설 북클릿과, 다른 S.A.C 시리즈와 함께 보관할 수 있는 트릴로지 박스를 줍니다. 올해 1월부터 판매를 시작하였고, 현재 정가인 27500원으로 판매 중입니다. 2008년 TV판 배급을 담당하던 뉴타입 DVD가 절판행사를 끝내고 나서 판매를 시작한, 미라지 엔터테인먼트 유통의 총집편 시리즈 DVD판은 지금은 권당은 13500원, 3권 합쳐서 49500원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본편은 1기의 주된 내용이었던 '웃는 남자' 사건을 위주로 압축하고, 그에 따라 몇몇 시나리오는 빼면서 그에 발생하는 공백을 매우기 위해 신규 영상과 대화를 추가하여 160분이라는 긴 시간의 영화와 같은 작품을 만든 것입니다. 그만큼 30분이라는 TV판의 페이즈 끊김을 방지하고, 이어지는 전개로 더 몰입감을 줍니다만, 잘만든 시나리오인 타치코마들의 정체성 획득같은 측면이 빠져있다는 건 역시 큰 손실입니다. 전 본편 마지막을 보면서 타치코마들의 자기희생에 울컥했지만, 과연 TVA를 보지 않은 분들도 그정도로 느낄수 있을까 의문이네요. 그래도 웃는 남자의 대화를 좀더 명확하게 보여줌으로써, 주제를 더 전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외 부가영상으로는 소령을 맡았던 성우 '타나카 아츠코'와 카미야마 감독의 총집편에 대한 대담, PV 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카미야마 감독은 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실제 일본에서 있었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자신이 성장기에 느꼈던 충격과 혼란을 담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앞서 말씀드렸던 극장판들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연출이나 제작에 관한 내용은 다소 적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공각기동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구성은 2기 총집편도 같습니다. 북클릿 내용은 사회학자가 바라보는 해석이 담겨있어서, 신선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현대사회에 대해서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주더군요.

아 참, 이게 애니원이었나 애니박스였나 에서 아마 더빙판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TV판 DVD때는 한국어 음성이 선택가능했지만 총집편 시리즈는 일본어 음성 밖에 없습니다.


 

<작품 소개>


기본적인 세계관은 <공각기동대>와 같지만, 언급했듯이 스토리는 관련성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무성 소송의 테러진압부대인 공안 9과가 정부 요인 테러, 인공지능 전차의 폭주, 기업테러 등을 쫓던 도중, 과거 문화적 트랜드로 까지 번졌던 극장형 범죄 '웃는 남자' 사건과 관련된 사실을 깨닫고, 이를 파해쳐가며 부제인 Stand Alone Complex를 확인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Stand Alone Complex란 제가 이해하기로는 '네트워크의 발달로 정보의 급속한 병렬화가 보이면서 타자의 의식에 지배당하는, 쉽게 휩쓸리게 되는 사회적 현상'입니다. 반대로 타치코마들이 정보의 병렬화에도 불구하고 얻는 개성은, Stand Alone Complex의 역과정의 형태로 책이나 여행등을 통한 경험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원작의 분위기 메이커 타치코마가 등장하고, 인물 디자인도 극장판에 비해 힘이 많이 빠진 코믹스 버젼이며, 혼란스러운 메세지 전달보다는 서스펜스와 액션에 치중하여서, 2기와 함께 전세계적인 성공을 이끌어 냈습니다.



위는 1기 위성방송판 오프닝 Origa의 <Inner Universe>입니다. 비슷한 시기 발매된 공각기동대 게임의 영상을 차용했다고 합니다. 처음 이 오프닝을 보고 '앗 저건 내가 아는 소령 누님이 아니야!'라고 외쳤지만 다행히 훌륭한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이더군요. 위성방송판으로 갈리는 이유는 몇년 후 지상파로 내보낸 영상에는 다른 오프팅이 쓰였다고 합니다. 대부분 보신 것은 위성방송판일 것입니다. 예전 <러시아인의 삶과 문화>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러시아 음악의 대중성과 함께 위 오프닝을 들고 왔을 때 충격이란. 참, 음악감독은 <카우보이 비밥>, <마크로스 프론티어>의 음악으로 유명한 '칸노 요코'입니다.



그리고 위성방송판 엔딩인 Scott Matthew의 <Lithium Flower>. 너무 마음에 드는 곡이라 노래방 다닐때 여러모로 찾아봤지만, 없더군요. TVA 음악들이 너무 좋아서 총집편에 OP/ED이라도 수록해주면 좋을텐데, 아쉽게도 수록되지 않았습니다.


 

공각기동대 S.A.C: Individual Eleven Blu-ray Disc (1 disc)



1기와 마찬가지로, 북클릿과 이중표지로 되어 있다.

북클릿에는 무려 충격적인 포스터도. 저게 소령 누님이라고?! 1기 오프닝때보다 더한 충격이다. <은혼>에 잠깐 등장했던 싸이코 건 단 긴토키의 옛 동료들도 아니고.



역시 같은 카미야마 감독의 공각기동대, TVA 2기 <공각기동대 S.A.C 2nd GIG>의 총집편, <공각기동대 S.A.C: Individual Eleven (개별 11인)> BD판입니다. 웃는 남자의 블루레이 구성에서 수납장 박스와 내용을 빼면 구성부터 가격까지 똑같습니다.

이번은 2기 주된 내용인 '개별 11인' 사건을 위주로 압축하였습니다. 2기 자체가 좀더 1기에 비해 내용이 꼬리에꼬리를 물면서 넓게 전개되다보니 좀더 많은 편집과 수정이 있었습니다. 특히 모호한 소령과 '쿠제 히데오'의 관계를 명확하게 하면서, 애매한 개념의 해킹씬 등을 수정한 것이 눈에 띄였습니다. 웃는 남자에서 전개상 빼기 힘들었던 타치코마 이야기를 둥실뭉실하게 넘어가서 껄끄러웠다면, 2기는 확실하게 선별하고 비는 내용은 새롭게 채워서 좀더 몰입감이 나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또 액션이나 연출이 괜찮은 몇몇 씬들이 희생이 되었죠.

부가 영상이나 북클릿은 웃는 남자의 구성과 동일하기에 넘어가겠습니다.


 

<작품 소개>


1기에서 웃는 남자 사건을 쫓다 정치적 음모로 해체되었던 공안 9과는, 새로운 내각의 구성과 함께 중국 대사관 점거 사건을 해결하면서 복귀합니다. 이외에도 인공지는 헬리콥터의 폭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시아 난민들을 자극하는 테러를 진행하던 인물들은, 갑자기 방송탑 위에서 자신들을 '개별 11인'이라 밝히며 서로를 죽여 자결합니다. 이 때 유일하게 자결하지 않고 뛰쳐나간 인물, 쿠제 히데오와 테러를 막겠다면서 나선 수상한 인물, 내각 정보청의 고다 히토리의 등장. 이 사태는 결국 전작에 던진 주제인 Stand Alone Complex의 연장선으로 벌어진 일이지만, 동시에 현대 일본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져야하나라는 것도 던져주고 있습니다.

사실 여기서 우리나라가 4차 세계대전 발발로 남한 위주의 통일이되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 과정에 일본이 적극적으로 투입된다거나, 난민으로 묘사하는 점에서 국내 매니아층은 꽤 반발이 심한 편입니다. 그리고 난민들의 봉기도 <인랑>때처럼 집단적 사상은 배제하고 테러의 측면으로만 축소하는 듯한 느낌이 아쉽지만, 역시 자연스럽게 주변 사회문제에 대한 의식을 깨운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1기때와는 달리, 오시이 감독이 직접 구성에 참가하였고, 그렇게 던져진 주제가 '난민'과 '핵잠수함'이라고 합니다.



2기 위성판 오프닝, Origa의 <rise>.



역시 위성판 엔딩, Steve Conte의 <living inside the shell> 풀버젼. TVA버전이 없어서 이걸로 때웁니다.



공각기동대 S.A.C: Solid State Society Blu-ray Disc (1 disc)



역시 기본적인 구성은 앞선 웃는 남자나 개별 11인과 동일합니다.

그리고 날 지르게 했던 대망의 200p 아트북.

캐릭터는 물론이고

메카의 내부 모습, 미술, 악세사리도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다 일본어이지만요.

카미야마 감독의 <공각기동대 S.A.C>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작품, OVA <공각기동대 S.A.C: Solid State Society> BD판입니다. 국내에는 2011년 3월 26일경에 출시되었습니다. 본편이 약 100여분이라 기존 작품들보다 다소 짧아서 그런지, 부가영상에 메이킹 필름과 Nissan 자동차와의 콜라보레이션 행사, 벤처기업에서 만든 소형 타치코마 로봇, 쇼트 애니메이션 <타치코마스런 나날>과 <우치코마스런 나날> 등이 나옵니다. 그리고 추가 구성품으로 이중 속지와 해설 북클릿, 마지막으로 200p짜리 아트북을 줍니다.



SSS의 오프닝, Origa의 player.

이번은 저도 처음 본 작품이라 여기서 소개를 하도록 하죠. 개별 11인 사건에서 2년이 지난 후, 공안 9과는 신입대원을 받고 설비도 늘이는 등 증강되었지만 그자리에 소령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언급은 나오지 않지만 아마 쿠제와의 정보 공유 후, 뭔가에 한계를 느끼고 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로인해 공안 9과는 '토구사'의 리더 체제로 개편되지만, 소령이 없는 공안 9과에 바토는 <이노센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고독을 느낍니다. 그런 와중에 망명한 장군의 수하들이 생화학 테러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출동한 공안 9과, 하지만 범인들은 차례차례 '꼭두각시 인형사'의 전뇌 해킹으로 인해 자살하고 맙니다. 그들을 조사하던 와중에 만나게 되는 Solid State Society, 그리고 소령급의 천재 해커 꼭두각시 인형사는 과연 소령인가.

이번에도 카미야마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썩어가는 버섯'이라는 충격적인 말로 표현되는 노인 문제, 아동학대, 저출산 문제, 즉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닥쳐오는 문제이지요. 특히 저희 할머니께서 십 몇년 전에 교통사고로 치매가 걸리신걸 계속 지켜봐왔기 때문에 뭔가 더 와닿는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말과 관련되는 이야기지만 새로운 S.A.C, 정보의 병렬화에 따른 다중인격의 가능성도 다루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소령이 결국 공안 9과에 합류하게 되는 것에 대한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이 합류가 결국 팬을 위한 해피엔딩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좋게 해석하면, 네트워크가 극도로 발달된 사회에서도 실제 집단이 필요하다라는 결론일테고, 나쁘게 해석하면, 결국 사람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제속에서 해나아가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기도 합니다.  

그외에도 망명정부에 의한 테러, 새로워진 공안 9과, 천재 해커 등의 컨셉은 이미 공각기동대 시리즈 내에서 여러모로 써먹어왔던 것에서, 그동안 공각기동대가 해왔던 새로운 개념의 제시에는 다소 못 미치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도 나이가 들어서 조금식 변화가 생긴 공안 9과 구성원들의 모습, 특히나 토구사의 변화는 기존의 팬들을 만족시켜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TV판 스텝들이 극장판을 만든다는 각오로 만든만큼, 영상미나 음악도 나무랄대는 없지만, 10년이나 끌어오면서 다소 익숙해져버린 컨텐츠를 결국 잡아버린 것이 실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충격적인 모습은 좋았지만, 정확한 사회적 문제 제시보다는 충격 그자체로 끝나는 감이 있어서 매우 잘만든 '팬디스크'격의 작품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거 같네요.


 

실제로 부가영상 쪽에 등장하는, 직접 엉덩이를 실룩실룩거리면서 움직이고 인사하는 타치코마와 타치코마 쇼트 애니는 팬들을 만족시켜준다.



이왕 오픈샷이 이상한 Production I.G 홍보 리뷰 비슷하게 흘러가는 김에, 카미야마 감독의 츼근 작품을 보자. 국내 투니버스에서 정식 더빙판으로 방영되기도 했던, 그리고 극장판이 모두 정식 개봉되었던 <동쪽의 에덴(2009)> TVA 11화, 극장판 1부 에덴의 왕, 2부 파라다이즈 로스트가 있다. 위는 TVA판의 일본판 오프닝에 누군가 자막을 단 것. 국내판 오프닝은 따로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더 낫다. <허니와 클로버>로 유명한 '우미노 치카'가 캐릭터 디자인으로 참가하여 더욱 기대를 모았던 작품. 스릴러 속에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메세지와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한 사회비판, 철학적 메세지가 들어있다. '동쪽의 에덴'이란 여주인공 동아리에서 만든 일종의 웹싸이트 같은 것으로, 사진에 코멘트를 남길 수 있다. 덕분에 당시 국내에 스마트폰이 완전히 보급되기 전임에도 처음으로 증강현실(AR)을 알게 되었다. 이것도 DVD set가 22500원으로 나와있긴한데, 11화를 2disc로 전혀 특전이 없어서 그냥 망설이고 있다.



그외에 카미야마 감독의 최근 작품으로 <정령의 수호자 (2007)> TVA 26화짜리가 있다. 위는 오프닝인 Larc en ciel의 <SHINE>. 인기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상당히 고급스럽고 웅장한 동양 판타지를 보여주고 있다. Production I.G의 작품임에도 노파의 모습이나 여러 곳에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향기도 느낄 수 있는데, 내용도 잘짜여져 있고 여러모로 수작임에도 자극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의외로 보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나름 주인공이 <공각기동대>의 소령, <BLOOD + (2005)>의 '오토나시 사야'에 이은 강한 여성 캐릭터 시리즈의 연장선, 그것도 30대의 여주인공이란 점도 매력인데 말이다.


공각기동대의 원작자인 시로 마사무네는, 이후 Production I.G와 <RD 잠뇌조사실 (2008, TVA 26화)>이라는 비교적 밝은 분위기의 사이버 펑크를 만들기도 했다. 이건 오프닝을 아무리 찾아봐도 유튜브에서는 볼수 없어서 위의 장면으로 대체하자. 대충 저런 밝은 분위기다. 공각기동대와 겹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나, 보다 더 가까운 미래이고 전뇌화는 완전히 보급되지 않고 배경이 되는 섬에서만 실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배경이되는 섬의 바다를 근간으로 '메탈'이라는 네트워크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어서인데, 이를 바탕으로 역시 메탈과 현실과의 모호함, 신체에 대한 개념, 그리고 일종의 자연과 인간의 소통도 담고 있다. 이 남쪽 섬이라는 공간 덕분에 매우 강렬하게 채색된 배경 속에, 주인공 여중생 무리들이 뛰어다니면서 건강미를 뽐내다보니 시청자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다 보면서도 멋진 액션신과 다소 진지한 이야기들로 잘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본인으로썬 조금 주제의식이 약해지진 않았나 싶지만. 방영당시에는 위 장면 맨 좌측의 주인공 친구가 다소 뚱뚱한 편이라는 설정으로 풍만한 여체를 수영복으로 고스란히 보여줌으로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주인공마저 통통한 편이니. 어쩌면 저게 자연스러운 일본인 체형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다음에는 남은 <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1기 DVD 박스, <카우보이 비밥> 5.1ch DVD박스, <철콘 근크리트> DVD에 대한 공개로 들어가겠습니다. 그때는 아마 이처럼 폭주 안할꺼에요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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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mmi

※본 글은 2008년도 인문학글쓰기 수업 과제로 썼던 글로, 현상황과 차이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지금 시점에 맞추어 약간 고치긴 하지만, 중심시점은 2008년도라는 점에 유의해 주십시오.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쓴 글이라, 약간의 과장이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일본

한국에게 있어서 일본은 가장 가까운 나라임과 동시에 가장 감정의 골이 깊은 나라입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의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탈에대한 보상문제(강제노역/ 종군위안부)에서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독도 영유권 문제, 동해/일본해 표기 문제 등 여러 민감한 문제가 섞여 있습니다. 


위의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특히 2008년에는 미국 도서관 협회의 리앙쿠르 암석 표기 등 일본의 시도는 매우 노골적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후 2009년 일본에서 보수적 성향을 가진 자민당을 몰아내고 54년 만에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한일 과거사 청산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던 때가 있었습니다만, 정작 집권이 확실시 된 시점부터 민주당 측에서 독도를 일본영토라 명시하는 등 양면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당시 대표였던 히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한국과 원빈을 너무나 좋아하는 미유키여사와 부부이고, 과거사에 대해 "일본에는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으나, 식민지 침략을 미화하는 풍조도 있다...민주당에는 그런 사람은 없다. 내셔널리즘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밝힌 적도 있었기에, 기대하고 있던 사람들의 배신감도 컸습니다.

일본이 왜 이렇게 계속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걸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근 10년간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봐온 저였기에, 그래도 이들에 대해 그냥 감정적으로 욕하기보다는 일단 이해하고 나서 비판하고 싶었습니다. 그네들의 생각을 우리나라를 거치지 않은 그네들의 문화 작품에서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이전에 '러시아 인의 삶과 문화' 수업에서 러시아 영화 <러브 인 시베리아>를 보고 분석하면서 러시아인들의 극단성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지 확인한 적도 있었기에, 이번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지팡구>를 보면서 일본인들의, 세밀하게 따지자면 일본 우익들의 역사에 관한 의식을 느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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