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화(한글화), 참 이런 게 취미가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토토리의 아틀리에" 일본 위키 번역하던게 어느덧 "캐서린" 리뷰를 계기로 "엘 샤다이" 한글 영상 연재로 이어졌고, 예판넷 덕분에 유통사 협조를 받아 "고스트 리콘: 퓨처 솔저" 한국어 영상을 만들어보고,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공식  한국어화에도 참여, 최근에 "씨프(2014)" 유저 한국어 패치를 진행하게 되었다. 번역하면서 한국어와 외국어 사이의 공백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채워넣는다는 것이 참 재미있고, 무엇보다 달성감도 컸다. 엄청난 영어 실력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단어는 인터넷 사전을 활용하면 되며, 오히려 중요한 것은 문맥을 읽는 힘, 한국어 활용 능력이라 약간 퍼즐 놀이하는 기분도 들었고. 그런데 팀 단위 번역을 2차례 해보니 내 자신이 못나 이리저리 짜증나는 경우가 있었고, 자신만의 색깔을 더욱 드러내질 못하는게 아쉬웠다. 그래서 업무에 조금 여유가 생기자 개인적으로 취미삼아 아무 게임이나 번역을 한번 해보려고 하였고, 그 때 딱 생각난 것이 steam에 잠들어 있는 Stoic의 인디게임 the Banner Saga(이후 배너 사가)였다.




배너 사가는 처음 트레일러를 보고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에 감탄도 했지만, 나중에 한글화나 되면 살까 생각했었는데, 우연히 페친인 연상호 감독님("돼지의 왕", "창", "사이비" 등)께서 왠일로 게임에 관심을 보이시길래 바로 산 게임이었다.


정확하게는 위에보다 더 감탄하는 말이 붙은 포스트가 있었는데 찾질 못하겠네. 하여간 생각난 김에 찾아보니 선택지가 많아서 한글패치 나오면 사야겠다, 나오면 다시 해봐야겠다는 말은 많은데 왠진 모르겠지만 진행 중인 한국어팀도 안보였다. 10월 2일 나오는 iOS 판에 Korean 항목이 있더라! 해서 내심 기대도 해봤지만,



위에 처럼 분명 Korean 항목은 있지만 받아본 사람 말로는 한글 지원 안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일단 씨프 때 경험을 살려 로컬라이즈 파일을 찾아봐야지 해서 인터넷에 'banner saga localization file'이라고 검색하니까, 딱 Stoic forum이 나왔다. [링크] 링크를 보면 알겠지만 인디회사라 그런지 제법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인 회사다. 3월 패치로 무려 5개 언어를 추가하였고 댓글들을 보면 fan-made translation도 공식 패치로 지원하게 한 것 같았다. 로컬라이징 파일은 Steam\SteamApps\common\tbs\assets\saga1\locale 이쪽에 존재하는데, 문제는 json 형식을 압축한 json.z 파일이라는 점이었다. 이걸 풀려고 알아보니, 제작진이 친절하게 Adobe 계열에 쓰이는 AS3(Actions Script 3) 코드를 던져 놓았더라. [링크]


근데 난 코드를 모른다! 분명 전산물리시간에 좀 배우고 html 언어도 예전에 연구실 홈페이지 변경한다고 좀 건드려본 것 같지만 이 AS3 코드는 대체 툴부터 뭘로 해야하는지 감이 안왔다. 인터넷 검색하다 Adobe Flash Builder라는 것도 깔아봤지만 도저히 감이 안와서 한글 패치 정보가 자주 올라오는 steambb에 물어봤다.


오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았다. 특히 yohim님께서는 직접 바쁜 시간에 짬내서 코드를 만들어서 보내주셨고, 라모네기사님 덕분에 AS3를 쉽게 편집할 수 있는 notepad 형 툴인 FlashDevelop을 찾아서 깔았다. 하지만 제대로 코드를 짜보려니 쉽지가 않았고, 특히 json<->json.z 사이의 변환이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배너 사가의 steam community에 글을 써보았다. [링크]


사실 Stoic forum에 글 쓰는 것이 제일 확실했겠지만, 외국 포럼에 글을 써본적도 없고 어디 써야할지 난감해서 steam community를 찾아서 짧은 영어 실력으로 글을 썼다. 그런데 왠걸 바로 몇 시간 후에 답변이 오는 것이다. Aleonymous라고 처음에 개발자인줄 알았더니 배너 사가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프로그래머 팬이었다! 덕분에 개발사에서 제공하는 json과 json.z를 편집하는 툴을 찾았다. [편집툴 링크] 알고보니 처음 본 AS3 코드 글 바로 근처 쓰레드였다. 왜 이렇게 돌아간건지.



이렇게 링크의 Adboe air 파일로 설치되는 툴로, 참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 수정 후 저장하면 기존 파일은 자동으로 .orig가 붙어 백업된다. 정말 개발사의 배려가 보인다. 참, 주의할 것은 처음에 설치한 게임 언어 속성이 대부분 영어일텐데, 처음 설치한 게임 언어 대사는 Steam\SteamApps\common\tbs\assets\saga1\convo 이 폴더에 있어서 이 폴더의 json 파일을 편집해야 언어설정 영어에서 편집한 대사가 보인다. Steam\SteamApps\common\tbs\assets\saga1\locale\en\convo 이 폴더를 편집해봤자 언어설정 영어에서 게임내 대사는 그대로이니 주의하자. 나머지 언어는 다 Steam\SteamApps\common\tbs\assets\saga1\locale 내부 언어 폴더를 찾아가면 된다. 일단 영어에 Chapter1 첫 나레이션 대사가 들어있는 convo\part1\의 cnv_pop_strand_goto_pg.json.z 코드를 위와 같이 편집해 보았다.


그러나 한글로 적은 대사는 게임에 나오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Aleonymous의 말 대로 한국어처럼 2-byte인 러시아어에 그냥 넣어보았지만, 위처럼 한글을 적은 부분은 출력되지 않는다. 사실 예상대로였지만 내가 프로그래밍을 할 줄 모르니 혹시나 했다.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은 무려 텍스트 파일로 되어있다고 햇으니 그렇게 편하게 작업할 수 있나 했지만, 분명 한국어 폰트를 지원하도록 연결시켜 줘야 하겠지.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하니까 Aleonymous는 자기도 그 이상은 모르겠다며 마침 10월 15일 오늘이 배너사가 페이스북의 AMA(Ask Me Any question) 데이라고 해서 질문해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현재 질문을 올린 상태인데...어찌 될지, 일단 결과가 나오면 또 글을 쓰도록 하겠다.


이 글은 차후 배너 사가 한국어화 하려는 팀이 나올 때 참고하도록, 혹은 누가 어떤 게임을 한국어화 하고 싶을 때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 모를 때 참고하기 위해 남기는 글이다. 글쓴이는 어디까지나 개인 취미로 한국어화 하는 것으로, 지금은 한국어화가 가능한지 안한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음을 밝힌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Gimmi

블로그 이미지
한국어화: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씨프(2015).
Gimmi
Yesterday35
Today99
Total243,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