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를 보고 왔습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7월에 개봉해서 엄청난 호평을 받았고, 특히나 깐깐하기로 유명한 건담 시리즈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의 극찬을 받으면서 매니아층에서 상당히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죠. 저도 이 감독의 전작 <썸머워즈>를 재미있게 봤기에 기대하고 있다가 바로 개봉일에 퇴근하고 보았습니다.



내가 사랑하게 된 사람은… 늑대인간이었습니다. 
평범한 여대생 '하나'는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그’에게 반하게 되고, 
곧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사람이 아닌 늑대인간이었다. 

너희가 늑대아이라는 것은 모두에게 비밀이야! 
늑대인간과의 동화 같은 사랑 후에 남은 것은 두 아이뿐… 
눈 내리는 날에 태어난 누이 ‘유키’, 비 내리는 날 태어난 동생 ’아메’. 
두 아이에게는 커다란 비밀이 있는데… 
바로 흥분(!)하면 귀가 쫑긋! 꼬리가 쏘옥~ 나오는 늑대아이라는 것! 

남들과 조금 다른 육아, 남들과 살짝 다른 고민! 

신비로운 운명을 살아가는 남매와 
특별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위 영상은 국내 예고편입니다. 스토리도 위에 다음영화에 공개된 범위까지만 적어두었습니다. 원제는 줄거리에 나오는 대로 두 아이인 유키와 아메이름을 붙여 '늑대아이 아메와 유키'였는데, 일본어는 제목에서 빠지는 편이 좋다보니 그냥 늑대아이로 줄인 것 같네요. 덕분에 곧 개봉할 송중기 주연의 '늑대소년' 이라는 국내 영화와 헷갈릴 수 있겠습니다. 런닝타임은 약 110분, 즉 애니메이션 치고는 꽤 긴 시간입니다. 그러니 되도록 아이들이 많은 시간대는 피하세요. 저 볼 때도 화장실 다녀오는 아이들 엄청 많아서 신경쓰였습니다. 자제분과 함께 보시려면 미리 화장실 다녀오시구요.


줄거리를 보면 아시겠지만, 다소 오래되서 잘 쓰이지 않는 늑대인간이란 소재와 또 대중적이면서도 그만큼 많이 쓰인 모성애란 소재의 결합이라는 이질적인 조합을 하고 있습니다. 즉 주제나 소재가 지겨울 수도 있고 혹은 애매할 수도 있는데, 그걸 잘 버무려서 시청자들을 계속 울리고 웃기고 감정을 갖고 놉니다. 저도 5번은 넘게 울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엔딩 스크롤에 주제곡이 나올 때에는...계속 눈물만 나서 엔딩 스크롤 끝나고도 한참 앉아 있었습니다. 다들 저처럼 운 건 아니고, 느끼는 건 개인차가 있을 겁니다. 전 특히나 이런 가족애에 대한 것에 약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오래 타지생활하며 부모랑 떨어져 지내온 사람이라서 더 크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림 1] <늑대아이>


[그림2] <초속 5cm>


[그림 3] <소중한 날의 꿈>


특히 인상적인 것은, 최근 장편 애니메이션의 양상이 그림 2, 3처럼 과장된 색감이나 화려한 배경을 중심으로 영상미를 중시하는 것에 반해, 본 작품은 그림 1과 같이 다소 담백한 색감을 갖고 있습니다. 대신 영화처럼 간간이 클로즈업을 통해 굉장히 사실적인 그림을 보여주어 이펙트를 주거나, 애니메이션에서 보기 힘든 앵글을 보여주며 움직임을 강조합니다. 그래도 보는 맛은 조금 떨어지지만, 대신 모든 것은 음향에 집중됩니다. 침묵, 배경음, 음악을 정말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감정을 극대화 시킵니다. 그리고 그림이 언뜻보기엔 밋밋해보이지만, 잘 보면 세세한 꽃의 움직임이나 여러가지 오밀조밀한 장치가 존재합니다. 


이런 담백한 그림체는 어찌보면 과거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같은, 일종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인물들의 움직임에 초점이 가 있는 것도 그렇고요. 주제가 주제다 보니 친숙한 클리셰들도 많이 나오는데, 그걸 훌륭하게 본 작품만의 맛을 넣어서 꼬아놓았기에 보기에 지루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예를 들어 슬픈 이별의 장면에서, 이별의 말을 하려는 순간 열차가 지나가면서 소리를 지우는 클리셰. 일본 애니에 많이 나오고 그만큼 제가 싫어하는 연출인데요, 그걸 본 작품에서는 절규하며 이별하는 모든 소리를 빗소리로 지우면서 오히려 더욱 처절하고 비장미를 살리는 거죠. 하여간 보면서 계속 아, 저걸 저렇게 표현하다니 싶은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외에 주제의 조합도 의외로 참 좋습니다. 늑대아이를 키우기 위한 엄마의 고군분투가, 별로 다루지 않은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와 흡사하여 신선함을 주면서 주제 자체가 현재성을 가집니다. 유키와 아메 두 아이들의 이야기가 다소 갈라져서 전개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걸 또 훌륭하게 엔딩부분 어머니의 대사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시청자들이 공통적으로 그러나 제각각의 형태로 가지고 있는 모성애에 대한 기억을 건들면서, 거기에 대한 감정을 극대화시키는데 집중된 작품. 동시에 재미도 가지고 있어서 마치 소싯적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는듯 합니다. 그만큼 잘 만든 작품이고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특히 지금 부모와 관계가 서먹서먹한 분들께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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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m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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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화: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씨프(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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