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소중한 날의 꿈>, <마당을 나온 암탉>, <돼지의 왕>에 이어 네 번째로 국산 애니메이션 <파닥파닥>을 극장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원래 개봉 첫날 가려고 했는데 계속 야근이니, 번역이니 여러 일이 많아서 미루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네요. 그래도 CJ 후원이라 그런지, CGV에서 하루에 한 번만이라도 걸어주니 이제라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애니라는 점을 떠나서, 연상호 감독님의 돼지의 왕과 마찬가지로 사회비판적 요소를 담고 잇다는 점에서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던 애니입니다. 


감독은 이대희 감독님으로 이대희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이번 파닥파닥이 스튜디오의 첫 장편입니다. 2007년에 기획되어 이번 2012년에 끝을 맺은, 상당히 장기간동안 제작한 작품이죠. 3년동안은 자료수집, 2년동안이 실제작기간이라고 하시던데, 실제로 봤을 때 상당히 잘 짜여진 작품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련 인터뷰내용은 서브컬쳐웹진 '프리카'를 참조하시죠 ([링크])





위는 파닥파닥 메인 트레일러입니다. 주된 내용은 포스터의 말 그대로, 횟집에서 탈출하기 위한 생선들의 파닥파닥하는 발버둥입니다. 특히 기존의 횟집 어항에서 살던 물고기들은 이미 현실에 안주하고 그 현실 속에서 그나마 조금 더 살기위해 스스로에게 거짓말하고 거짓된 질서를 세우는 반면, 거기에 새로 들어온 바다출신의 주인공 고등어는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연출적인 측면에서 모두 카툰렌더링 방식이지만,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잘 녹아있습니다. 특히 조명을 강조하면서 좀 어색해질수 있는 부분을 가리는 등 몇가지 트릭들도 보였구요. 반면에 최근 일본의 '스튜디오 4도씨'에서 만들었던 <베르세르크: 패왕의 알> 극장판에서 카툰렌더링 쓴 부분은...<철콘 근크리트>로 가지고 있던 스튜디오 4도씨에 대한 기대를 깨트려주었죠. 게다가 투니버스 성우분들의 빛나는 열연이 그 영상에 더욱 활기를 불어다 주었습니다. 정말 최근 본 국산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의 녹음 퀄리티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물고기들이 난동피우며 헤엄치는 부분 등의 연출은 정말 잘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 특이하게도 뮤지컬의 요소를 섞었습니다. 물고기들의 좌절감, 용기 등 중요한 감정을 뮤지컬 식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때 영상은 또 적절히 2D 작업으로 회화적 요소를 섞어서 그 느낌이 잘 전달되도록 하였습니다. 위 영상이 그 일부구요. 곧 가서 보실 분이라면 여기서 보지 마시고 가서 보시길 추천합니다. 그외에 5.1ch 효과도 잘 이용하여, 때때로 실제 수족관 안에 있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줍니다. 반가운 니모 패러디도 보이구요. 나오는 생선들도 횟집이면 쉽게 볼 수 있는 생선들이어서 친숙감도 주고, 대사도 딱 지방의 횟집 분위기에 잘 맞게, 참 잘 짰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뮤지컬적인 요소가 조금 질질 끄는 면이 있어서, 게다가 이런 요소를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많다보니 뮤지컬 부분이 3번째 나올 때에는 주위에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 포스터 등의 밝은 분위기와 달리, 상당히 어둡고, 특히나 생선을 회치면서 나오는 장면에서 적나라하게 표현하면서, 좀 잔인한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과 보러 오신 분들은 좀 당황했는지, 아이들이 "엄마, (회치는 장면) 언제 끝나?"라고 이야기하는 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 잔인함이 두드러지다보니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가는 용기'라는 주제보다 '생선을 회쳐먹는 야만적인 풍습'이란 일종의 베지터리안 측면으로 오해가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뭐 그런 쪽도 좀 계셨을 지도 모르고, 단순한 기우일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여, 2D 그림적 측면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좀 보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테구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정말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고, 이야기의 흐름도 잘 끌고 갑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도 아니고, 실제 살기위해 파닥파닥한다는 느낌이 났구요. 실제로 보신 분들도 나가면서 다 '잘 만들었다, 정말 저게 첫 작품이냐, 생각할 게 많다' 이런 말을 주고받으시더군요. 근데 관객의 대부분이 스텝롤이 끝날 때까지 계셨던 거 보면 국산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실제 오늘 관객수는 한 30~40명 정도였습니다. 애니메이션보는 층을 노리기엔 좀 고연령용 소재이고, 동시에 명탐정 코난 극장판, 도라에몽 극장판, 아이스 에이지 2, 또 하나 더 있었는데....하여간 다른 애니메이션도 방학을 맞아 많이 상영된 측면도 있어서 좀 관객수는 저조한 것 같습니다.


저로썬 74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고, 블루레이나 dvd영상 매체로 나오면 살 것 같습니다. 독특한 소재로, 자신을 막은 세상에 포기하지말고 도전하라는 메세지를 담은 애니메이션, 파닥파닥. 이미 개봉한지 좀 시간이 지났지만, 인디 영화만의 독특한 연출과 메세지를 보고 싶은 분이라면, 자신있게 추천드립니다.


아, 일단 보고나면 회를 먹기가 좀 거시기해질 겁니다. 


다음 국산 장편애니로는 최규석 원작에 연상호 감독님의 군대를 소재로 한 <창> 이려나요. 그전에 요즘 일본에서 극찬을 받고 있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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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m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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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화: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 씨프(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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